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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는 계획만 있을 뿐, 대본은 없다

2025.09.15

아름다움에 정답은 없다

패션 제품의 상세페이지, 과연 무엇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까요? 바로 좋은 비주얼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비주얼이란 너무나 개인적인 것입니다. '예쁜 가방'의 조건이 무엇인가를 물었을 때, 누군가는 소재를, 누군가는 연출을, 누군가는 형태를 생각합니다. 이처럼 패션 제품의 비주얼 연출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누가 봐도' 좋은, 보편적인 그림이 중요합니다.

상황을 이해하게 만드는 비주얼의 힘

이번 프로젝트의 주인공은 15가지 컬러, 다양한 리본 연출로 달라지는 형태, 요즈음 2030 여성들의 가방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키링을 걸 수 있는 고리 등으로 개인의 취향에 맞게 커스텀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가방이었습니다. 내부 공간이 넉넉해 소지품을 편하게 넣고 뺄 수 있다는 점도 좋은 소구점이었죠. 하지만 15컬러를 모두 보여줄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일상에서 이 가방을 들 만한 상황을 설정하고, 상황에 맞는 착장과 어울리는 컬러감을 현장에서 직접 선정해 매치해야 했습니다. 설정한 상황은 세 가지였습니다. 미팅 등 격식 있는 차림새가 필요한 상황, 예쁘게 차려입고 약속을 가는 상황, 간단하게 입고 집 앞 산책을 나가는 상황. 별도로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하지 않고 진행된 프로젝트인 만큼, 이 상황들에 맞는 착장을 선택하는 것부터 필요한 소품을 선정하여 매치하는 것까지 모두 기획자의 감각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 예시로 잡았던 착장 구상안(페미닌한 약속 룩)


→ 실제 준비된 착장


→ 모델 착용 상태의 연출컷


그저 내 눈에 '예쁜' 옷으로는 부족합니다. 위에서 말했듯, 예쁜 것은 개인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상황에 이런 복장을 했을 때, 자연스럽게 느껴지면서도 적당히 보기 좋은 룩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번 케이스처럼 메인인 제품이 따로 존재하는 경우에는 고려해야 할 지점이 더욱 늘어납니다. 조화롭되 제품보다 눈에 띄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죠. 정리하자면 '누가 보아도 괜찮은 룩이되, 제품이 부각될 수 있도록 적당함을 지닌' 착장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착장에 더해 고려할 부분은 신발입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 조화가 어긋나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착장에 어울릴 것이라 예상되는 신발을 미리 협의하여 준비했지만, 실제로 매치했을 때 착장의 무드에 어울리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신발과, 제품에 어울릴 것으로 생각되는 키링 소품을 추가로 준비했습니다.


→ 소장 제품(야세 스파이더 레더 스니커즈/실버) 및 기획자의 실제 착용샷


→ 실제 소장 키링

*펀딩 오픈 시기 및, 제품의 장점(방수 기능)이 잦은 호우가 발생하는 여름철 사용과 연관이 있는 점과 봄~여름 계절에 맞춘 모델 착장 컨셉을 고려하여, 더운 계절과 잘 어울리는 시원한 실버 컬러감의 소품을 선정했습니다.


평소 꾸준히 패션 트렌드나 관련 콘텐츠를 즐겨 보다 보니, 신발 하나로 연출할 수 있는 컷의 무드가 완전히 달라지거나 확연히 트렌디해진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체감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대본은 없다, 그러니 준비하라

결과적으로, 그날 촬영에는 직접 준비한 소장 신발과 소품 키링이 모두 사용되었습니다.

예상했던 신발 중 두 켤레는 사용되지 않았고, 컬러는 착장과 무드에 맞게 즉석에서 계속 변경되었죠.

하지만 그 결과는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좋은 그림으로 나타났습니다. 잘 맞는 옷, 잘 맞는 신발, 잘 맞는 소품과 함께한 제품은 조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 현장에서 즉석으로 컬러 매치를 진행했던 제품 실제 사진


→ 소장 신발을 착용한 모델과 촬영 현장의 모습


→ 소장 키링을 활용하여 연출한 제품 연출컷


딱 예상한 대로, 딱 계획한 만큼만 연출했다면 보기 좋은 '정도'는 만들 수 있었겠지만, 그 이상의 그림을 만들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 이상의 연출을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변수를 고려한 준비 능력과, 어떤 상황에도 빠르게 최적의 그림을 만들어내는 현장 감각이 좌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처만을 중요시할 수는 없습니다. 철저한 준비는 분명 최적의 방향을 잡아 주고, 변수를 줄여 줍니다. 그리고 완성은 결국 그 변수를 어떻게 내 편으로 만드느냐의 문제입니다.

예상 대본은 없었지만, 준비가 바탕이 되었기에 방향은 명확했습니다. 그 명확함을 바탕으로 움직였기에 예상보다 더 성공적인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기획자는 기획서 안에서만 납작하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기획은 늘,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움직이고 있어야 합니다.


→ 클라이언트의 요청으로 제품과 신발이 함께 보이게 크롭되어 썸네일로 활용된 연출컷


→ 실제 소장 신발을 착용하고 촬영된 모델컷 중 한 컷


치밀한 준비를 바탕으로 한

유연한 변수 대처,

그리고 트렌디한 감각.


그것이 비티와이플러스의 기획자가 지녀야 하는 자질입니다.